1세대 생산자와의 만남. 경북 의성 한지형마늘 생산자 이재국님

                          글. 이유진 (농산물위원회)

비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을 만나러 경북 의성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신 이재국 생산자님을 새암누리에서 만나 뵈었습니다.

생산자님은 90년대 초반 생명농업을 시작하셨는데 처음에는 생명농업의 가치를 몰랐다고 합니다. 대학시절 농촌봉사활동을 내려왔다가 졸업 후 결혼한 조장래, 김도희부부가 생명농업의 씨앗을 뿌려주었다고 합니다. 청암공동체는 회원농가에게 최소 3작목 이상의 복합영농을 유도하고 있는데, 이는 돈이 되는 단일 작물을 선호하는 다른 생산농가에게 모범이 되는 사례라 생각되어 집니다. 다들 꺼려하는 잡곡농사도 함께 하고 있는 청암공동체의 정체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생산자님의 표현을 빌리면, 요즘 소비자들은 마늘을 까먹지 않아 한 살림 매장에는 의성의 한지형마늘이 거의 공급이 되지 않아 가공용으로 많이 소비된다고 합니다. 흑마늘, 흑마늘 진액 등 대성의성마늘에서 가공용으로 소비가 되지 않으면 의성의 한지형마늘의 맥은 끊겼을 거라는 생산자님의 말씀을 듣고 씁쓸한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의성의 한지형마늘은 까놓으면 녹변하여 깐마늘로도 판매가 안되어 더욱 소비가 위축된다고 합니다. 다른 곳의 한지형마늘은 녹변하지 않으므로 녹변하는 것만이 의성의 한지형마늘이라고 합니다.

자가채종하여 마늘을 수확하는 데는 3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마늘 종다리에 달린 종구를 다음해 파종하면 통마늘이 생산되고(1년), 통마늘을 다음해 심으면 10쪽 마늘 수확하여(2년) 그 마늘을 다음 해 심어 수확한 것이 공급되어 집니다. 3년의 시간을 기다려 생산되는 마늘이 소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그나마 가공용이 있어 명맥을 유지한다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초창기에는 70~80톤 정도 생산하다가 지금은 30~40톤으로 생산량이 줄었고 그 물량마저도 가공용으로 소비되고 매장으로 가서 소비되는 량은 일부라고 합니다.

생명농업에 대한 가치를 알고 삶의 철학이 있어야 자신을 속이지 않고 농사지을 수 있다고 하시며, 매월 진행하는 월례회의를 회의 위주에서 의식교육 위주로 진행한다고 하십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한 살림 초창기부터 생명농업을 해 오신 생산자님은 30여년 동안 어떤 마음으로 생명농업을 지켜오셨는지 들어보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 ‘1세대 생산자’는 한 살림 초창기부터 함께하신 생산자님을 일컫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