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살림경남 GMO학습(7)-유전자조작 순환의 고리를 끊자

* 이 글은 한살림경남 11월 소식지에 실린 글입니다.

유전자조작 순환의 고리를 끊자

-지엠오를 먹는 동물을 먹는 사람-

 

왜 세계의 절반은 오늘도 굶주리는가

지엠오 종자나 농약을 생산, 유통하는 다국적 기업들의 광고를 보다보면 아프리카, 아시아의 굶주린 아이들을 굶주림으로부터 구하는데 지엠오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유전자조작기술 초기부터 꾸준히 주장해온 농업의 생산비용 감소와 작물생산량 증가를 통해 기아 해소에 도움을 줄 것이라던 전망은 많은 자료에서 틀렸음을 보여줍니다. 결과적으로 겉으로 보이는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늘었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 또한 늘고, 종자값은 10년간 4배이상 뛰었으며 슈퍼잡초 등장으로 농약사용량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의 세계 곡물생산량으로는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굶어죽지 않고 살 수 있을 만큼 충분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고 있고 1초에 5명의 아이들이 기아로 죽어간다고 합니다. 한편 선진국들의 비만인구는 해마다 늘어나 미국의 경우 2010년대로 접어들며 전체 인구의 70%이상이 과체중이며 중국은 세계 최대 비만국가라는 오명을 얻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대체로 동양인은 세계어디를 가도 비만인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절대적으로 서구인과 비교하기보다는 한국인 자체만 놓고 자료를 보면 1998년 기준으로 20년 동안 약 10%가 증가하여 전체 인구의 35%가 과체중이상입니다. 심지어 2016년에는 정부가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지엠오와 비만, 가난한 나라의 굶주림과 뚱뚱해지는 우리는 어떤 사이일까요?

 

인간은 잡식성? 육식지엠오인류?

우리나라의 육류 및 가금류 소비는 33년간 소고기는 2.6kg->10.3kg, 돼지는 6.3kg->20.9kg, 닭고기는 2.4kg->11.5kg이 늘었습니다. 2015년 우리국민이 1인당 먹은 육류는 평균 51.5kg이라고 합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고혈압, 당뇨병 및 대장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 또한 비슷한 시기에 높은 수치로 늘어났습니다. 지엠오와 동물성 단백질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놓고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겠지만 분명한 건 육류소비가 늘어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이 동물사료에 있다고 봅니다. 가축사료는 여러 가지 성분을 배합합니다. 콩기름을 짜고 남은 대두박, 옥수수, 알팔파와 같은 건초류 등이 가축사료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한 살림에서는 “수입 유기농 압착대두유 취급”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양질의 식용류를 공급는 취지에 앞서 축산 사료에서 지엠오를 배제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유기농 대두박 확보를 위해 콩기름이 필요하였습니다. 설문결과를 떠나 우리의 식생활이 가공식품과 축산의 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모두에게 이로운 순환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유기축산이 아닌 고기를 먹을 때 지엠오를 먹는 것과 같으며 지구상 어디선가 굶어죽어가는 아이들이 아닌 비만인구의 육식소비를 위한 지엠오 콩, 옥수수 등이 농약범벅이 되어 재배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소는 체중 1kg을 늘리는데 10kg의 사료가 필요합니다. 전체 체중의 40%만 식용으로 유통되기 때문에 실제 우리가 소고기 1kg을 먹으려면 곡물을 포함한 사료 25kg을 먹는 것과 같습니다.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 우리는 어떤 사료를 먹고 있는가?

사료(飼料); 가축에게 주는 먹을 거리라고 정의 됩니다. 영화 ‘설국열차’에서 꼬리칸 사람들이 먹는 단백질 블록이 바퀴벌레로 만들어지는 장면에서 개인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이겠지요. 흔히 말합니다. ‘당신이 먹는 것이 바로 당신(You are what you eat)’, ‘약식동원: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 우리가 먹는 동물은 음식을 먹고 있을까? 사료는 먹이, 먹거리의 다른 말이 아닌가? 혼란스럽습니다. 다른 조합원분들도 저와 비슷한 궁금증이 생길 듯 싶습니다.

온간 독성이 위협하는 세상에서 세 아이를 키우는 아빠의 지엠오에 대한 고민을 담은 미국의 다큐멘터리 영화 ‘GMO OMG’를 보면 가족들이 평화로이 울창한 숲 속 호숫가에서 무지개송어를 낚아 구워먹습니다. “그래, 답은 역시 자연에 있어”라는 생각을 하려던 찰나 다섯 살 아이가 생애 처음 낚은 그 송어가 인근 양식장에서 새어나온 지엠오 사료를 먹은 송어임을 알게 됩니다. 양식어류의 배합사료에는 어분, 어분대체 단백질, 지질, 탄수화물 등이 들어갑니다. 사료를 만드는 업체나 양식업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지만 설마 유기농 수입콩이나 국산콩을 넣는 걸 기대할 수 없겠지요. 식물성 어류사료는 축산사료와 마찬가지로 콩기름을 짜고 난 대두박이나 옥수수 부산물을 활용함으로써 가공식품과 아주 가까운 사이입니다. 동물성 어류 사료 또한 수산가공, 도축 부산물, 육가공 부산물 등을 활용함으로써 이 또한 지엠오 농산과 축산의 순환고리 일부입니다.

 

지엠오의 순환고리에서 나는 어디에 있는가

지엠오 콩이 원료 중 하나인 사료를 먹인 송어를 양식장 밖에서도 만날 수 있다면 지엠오 연어나 미꾸라지가 강과 바다로 흘러들어가 유전자를 오염시키는 것은 슬프게도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지엠오 유채 종자가 전국에 퍼졌습니다.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식물 종자의 유출이 방사능 오염에 준하는 재해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연어를 따라 그 안의 조작된 유전자의 여정을 상상하면 한반도는 물론 지구 전체가 유전자조작으로 오염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생각에 이 글을 쓰는 내내 착찹합니다.

하지만 낙담하고 있을 수 없습니다. 지금도 한 살림을 비롯하여 우리나라, 세계각지에서 지엠오로부터 우리의 아이들을 구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 현장에 함께하지 못한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 살림 조합원으로도 충분히 함께 할 수 있으니까요.

오늘 내 밥상에 올라온 생선 한토막, 고기 한점, 달걀하나, 우유 한컵을 감사히 받아들이는 것이 참 어려운 시대입니다. 동물을 가족처럼, 친구처럼 아끼고 돌보는 생산자분들의 노고를 알기에 지엠오라는 악랄하고 견고한 틀에 갇힌 축산시스템, 유제품을 의심하는 일이 그분들에게 누가 될까 걱정스럽습니다. 우리의 선택이 지엠오의 순환고리에서 어떤 영향을 줄지 생각합니다. 분명한 것은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먹거리일수록 지엠오의 악순환을 끊어 내기가 어렵습니다. 보다 단순하게 가공식품보다는 자연재료를 선택하고 식물성 먹거리를 바탕으로 한 밥상을 준비합니다. 영양성분을 분석하고 건강에 이로운 가 아닌가를 따지기에는 지금의 먹거리 환경은 너무나 척박합니다. 지엠오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것에 한 살림 조합원이 한마음으로 온 힘을 쏟아낸다면 우리의 먹거리와 아이들의 미래를 지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