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살림경남 GMO학습(6)-우리 콩을 지키는 것이 지엠오에서 독립하는 길

* 이 글은 한살림경남 9월 소식지에 실린 글입니다.

우리 콩을 지키는 것이 지엠오에서 독립하는 길

 

지엠오 콩 공포증? 나 아닌 우리의 미래

유전자조작식품과 작물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아는 게 병’이 떠오를 정도로 먹거리에 더욱 예민해졌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한 살림 조합원이라고 이야기하면 유난스럽게 먹거리를 따진다는 오해를 받기 쉬운데 그동안은 마트에 가서 조금 비싸도 국산콩두부를 고르고 콩나물은 무조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국산으로만 사다가 한 살림 것이 아니면 혹시 모를 불안함이 듭니다. 된장, 간장은 물론 집에서 담근 것이거나 우리콩으로 만든 믿을 수 있는 것만 찾아 먹습니다. 그러다 문득 생각합니다. 전세계 생산량의 80%가 유전자조작 콩이라면 그 많은 콩은 누가 다 먹을까? 우리나라만 해도 밥상에서 콩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은 정도가 아니라 거의 소울푸드, 영혼의 음식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인데 점점 국산콩을 찾아보기 힘든 현실에서 ‘우리 콩 살리기’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더구나 콩 재배면적이 해마다 줄고 있음에도 병아리콩이니 렌즈콩이니 하는 외국의 콩종류 수입량이 늘어 콩값이 제값을 못받고 있다고 합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가뭄이나 홍수로 콩의 수확량이 줄어 올해는 콩이 흉년이라 전년의 2배로 가격이 오른다고 합니다. 가격이 오르면 생산자에게 좋은 것이 아닌가 싶지만 물가안정을 이유로 수입콩이 더 늘어나지는 않을까하는 불안도 듭니다. 필리핀이 쌀을 잃어버린 것처럼 혹시 콩을 잃어버린 나라가 되는 것은 아닐까 섣부른 낙담도 하게 됩니다.

 

콩의 종주국에서 지엠오 콩 주요 수입국으로

지금 전세계 콩을 지배하는 주요 종자의 원산지가 한반도라고 합니다. 한반도 북부, 만주 등지에서 콩이 넓게 재배되었다고 하고 두만강(豆滿江)이 콩을 가득 실어나르던 강이라고도 하고 1930년 전후에는 무려 세계 2위의 콩 재배국이었다고 하니 지금 식용 콩의 자급률이 30% 수준인 것을 생각하면 정말 그랬을까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한때 콩의 종주국이었던 우리나라는 두부, 장류, 콩나물류 등 식용콩 수요의 30%만 국산콩으로 충당할 수 있고 사료를 포함한 전체 콩의 자급률은 약 7~8%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참담한 현실입니다. 우리나라에 콩을 수출하는 나라는 주로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아메리카 지역과 중국, 인도 등의 아시아 지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중 아메리카에서 오는 콩은 지엠오 콩입니다. 아시아에서 오는 콩은 식품용으로 쓰이는 유전자조작하지 않은 콩이지요. 한해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콩은 약 1700톤으로 이중 80%를 차지하는 유전자조작 콩은 99%가 콩기름을 짜고 사료를 만드는데 쓰입니다. 우리나라의 축산은 유전자조작 옥수수와 콩을 원료로 하는 산업의 하나인 셈입니다.

콩의 원산지이자 종주국의 나라에서 수입콩 그것도 지엠오콩의 주요 수입국으로 전락해 버린 우리나라, 과연 얼마남지 않은 국산콩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우리콩을 지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지엠오 콩은 어떻게 지구를 파괴하는가?

지구상에 콩을 재배하는 면적은 1억 헥타르(ha)가 넘습니다. 지엠오 작물 전체의 절반이 콩을 재배한다는 사실은 그만큼 콩이 경제적 가치가 있다는 뜻이겠지요. 그 덕분에 아마존 산림을 벌목하고 콩밭으로 만들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어나고 지구온난화, 기후변화를 빠르게 하고 있습니다. 국제 콩 값이 오르면 아마존 산림 파괴가 더 심각하고 내리면 주춤하긴 하지만 브라질이 미국 수준의 면적으로 콩밭을 유지하고 있으니 얼마나 많은 숲이 파괴되었을 것이며 아마존강으로 얼마나 많은 제초제가 흘러 들어가고 있을까요? 수출을 위해 지엠오 콩을 많이 재배하다보면 정작 국민들이 먹을 수 있는 작물은 생산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콩을 수출해서 농산물을 사먹어야 하는 것이지요. 빨리, 많이 생산하기 위해 비행기로 농약을 뿌리고 기계로 파종, 수확 하는 사이 우리들의 지구는 점점 더 아파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더욱 굶주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가축의 사료와 콩기름이 그런 아픔을 전제로 한다면 조합원인 우리들은 더욱 지엠오에서 자유로운 밥상을 위해 이웃에게 알리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콩 이름을 불러주세요

이른 봄이면 마을 곳곳의 작은 밭에서 강낭콩 심는 할머니들을 봅니다. 두 번 먹는다 하여 두물콩, 얼룩무늬가 있어 호랑이콩, 알록이콩이라고도 불리는 콩을 6월에 한번 가을에 한번 수확할 수 있다고 하네요. 여름에 풋익은 동부콩을 밥에 올려 먹으면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밥맛을 참 좋게 합니다. 시골에서 다 여물어 바짝 마른 콩을 보내주시면 볼품없는 콩에 선뜻 손이가지 않았는데 물에 푹 불려 밥을 지으니 그 맛 또한 좋습니다. 그 뿐이 아니지요. 선비잡이콩은 점잖은 선비도 붙잡을 정도로 콩 맛이 좋아 밥에 넣어 먹었고 쥐눈을 닮은 작고 까만 쥐눈이콩은 약콩으로 이용합니다. 이 밖에도 아주까리콩, 오리알태, 한아가리콩, 수박태, 납떼기콩, 푸르데콩, 밤콩, 좀콩 등등 우리 부모님들 이전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콩을 키우고 밥상에 올렸습니다. 렌즈콩이 좋으니 렌틸콩이 좋으니 퀴노아니 홈쇼핑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이름도 어려운 서양콩들이 아무리 좋다고 광고해서 영양적으로도 우리콩이 단백질, 칼슘 등이 높다고 합니다. 그 뿐일까요? 우리 땅과 기후에 맞게 오랜 시간 자라온 그 유전자가 다양한 미생물과 하나되어 우리를 키우고 지켜줄 것입니다.

 

소농살림과 토박이 씨앗살림으로 콩의 미래와 지구를 구해요

지엠오를 피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조합원으로써 밥상을 차릴 때 이것만은 기억하자 다짐합니다. 고기는 조금씩만, 튀기거나 볶을 때 기름 줄이기, 덜 달게! 이 세 가지를 지켜낼 방법이 콩에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엠오의 대안은 대농이 아닌 소농이라고 합니다. 콩농사는 대농으로 하기 힘듭니다. 특히나 다양한 콩을 길러내는 일은 전통적인 가족농이나 소농이 할 수 있는 일이지요. 다양한 콩을 밥상에 올려 가족들이 그 이름을 함께 불러보는 풍경을 만들어 보세요.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해서 맛도 좋고 영양가 높은 토박이 콩들을 이용한 요리대회를 열어보면 어떨까요? 우리 밥상의 미래 콩에서 함께 찾아보아요.